"에이전트는 마법사가 아니라 주니어 인턴입니다. 좋은 PM은 인턴에게 일을 어떻게 시키는지 압니다."
인턴에게 "알아서 해주세요"라고 말해본 적이 있나요
20년 PM으로 일하면서, 신입 인턴에게 첫 업무를 줄 때 가장 자주 본 실패가 있습니다. "이거 알아서 좀 정리해 주세요"라고 던지는 순간이었습니다.
다음 날 받은 결과물은 늘 두 가지 중 하나였습니다. 엉뚱한 방향이거나, 너무 좁게 본 결과거나. 인턴이 멍청해서가 아닙니다. 무엇을, 왜, 어디까지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.
AI에게 일을 시킬 때 우리는 정확히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. "장바구니 좀 만들어 줘"라고 적고, 결과를 받고 실망합니다.
우리는 AI를 "쓰는" 것이 아니라 "고용하는" 겁니다
비개발자가 AI 앞에서 가장 자주 빠지는 함정 한 가지. "한 줄 명령으로 다 끝나기를 기대한다."
검색창에 한 줄 적으면 결과가 나오는 데 익숙해진 손이, 에이전트 앞에서도 똑같이 움직입니다. 그런데 에이전트는 검색이 아닙니다. 에이전트는 직원입니다.
직원에게 일을 맡길 때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 떠올려 보세요. 의도를 설명하고, 결과물의 모양을 정의하고, 하지 말 것을 알려주고, 끝나면 확인합니다. AI도 똑같습니다.
마법사 기대 vs 인턴 위임
| 항목 | 마법사 기대 (실패 모드) | 인턴 위임 (성공 모드) |
|---|---|---|
| 지시 길이 | "결제 페이지 만들어 줘" 한 줄 | 의도·결과·제약·검증 4줄 |
| 결과물 모양 | 머릿속에만 있음 | "버튼 위치, 색, 동작"까지 적음 |
| 제약 | 없음 | "기존 디자인은 건드리지 말 것" 명시 |
| 검증 | "됐다고 하니 됐겠지" | 직접 한 번 눌러봄 |
| 실패 시 반응 | 모델을 의심 | 지시문을 의심 |
오른쪽 열이 PM이 인턴에게 하는 일과 똑같습니다. 차이는 단지 상대가 사람이냐 모델이냐뿐입니다.
위임의 4단계 — 이 순서를 외워두세요
좋은 위임은 늘 같은 순서로 흘러갑니다. AI에게도 동일합니다.
- 의도(Intent) — 왜 하는지. "결제 전환율을 올리고 싶다."
- 결과 정의(Outcome) — 무엇이 끝났다고 볼지. "장바구니에서 결제까지 3클릭 안에 도달."
- 제약(Constraints) — 건드리지 말 것. "현재 디자인 시스템 유지. 외부 라이브러리 추가 금지."
- 검증(Verification) — 끝났는지 어떻게 확인하는가. "직접 클릭해서 결제 완료 화면이 뜨면 OK."
이 네 줄을 적는 데 3분이 걸립니다. 그런데 이 3분이 새벽 3시 갈아엎기를 막아줍니다.
비개발자 사례
사례 1. Lovable로 뉴스레터 가입 페이지를 만들던 마케터 정 대표님. 처음엔 "예쁘게 만들어 줘"였습니다. 화면이 매번 달라졌습니다. 위임 4단계를 적용한 뒤 — "전환율 목표 5%, CTA 버튼 1개만, 기존 브랜드 컬러 유지, 미리 클릭 테스트" — 3시간 만에 v1이 배포됐습니다.
사례 2. Cursor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만들던 디자이너 출신 윤 빌더님. "리팩터링 좀 해줘"라고 했다가 코드 절반이 사라졌습니다. 이후엔 "어떤 파일은 건드리지 말 것"을 먼저 적기 시작했습니다. 그 한 줄이 가장 큰 변화였습니다.
오늘의 5분 액션
지금 메모장을 열고, 최근 AI에게 시켰던 일 한 건을 골라보세요.
- 그 지시문을 한 줄로 다시 적습니다.
- 그 아래에 네 줄을 추가합니다. 의도 / 결과 / 제약 / 검증.
- 빈 칸이 있는지 확인합니다.
- 빈 칸이 있다면, 그게 바로 다음 실패의 자리입니다.
이 4줄짜리 노트는 시리즈 끝까지 우리의 기본 양식이 됩니다.
자가 점검 5문항
- ☐ AI에게 일을 시킬 때, 결과물의 모양을 먼저 머릿속에 그린 적이 거의 없다.
- ☐ "알아서 해줘"에 가까운 지시를 자주 적는다.
- ☐ 끝났다고 하면 직접 눌러보지 않고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.
- ☐ 실패하면 먼저 모델을 의심한다.
- ☐ AI에게 시키기 전, 검증 한 줄(어떻게 됐다고 볼지)을 미리 적어본 적이 거의 없다.
두 개 이상이면, 다음 두 편이 정확히 당신을 위한 글입니다.
마무리 + 다음 편 예고
다시 한 번 적습니다.
에이전트는 마법사가 아니라 주니어 인턴입니다.
인턴에게 일을 시키려면 공통 언어가 필요합니다. 다음 편 프롤로그 B에서는 1주차에 꼭 아는 15개 단어를 한 표로 정리합니다. 코드는 몰라도 되지만, 이 15개 단어는 첫 실패에서 회복할 때 반드시 필요합니다.
루틴팩 v1 — 오늘 액션을 위한 5종 템플릿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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